미역치? 전복치? 괴도라치!

서울인들은 거의 보지도 듣지도 못해본 물고기일지 모르겠다...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에서 주로 잡히는 물고기...

괴상망측하게 생겨서 처음 본 사람들은 아주 기겁을 한다...

지역에 따라 미역밭에 자주 나타난다고 하여 '미역치'라고 부르기도 하고...

전복양식장에 자주 출몰해서 전복도둑질을 한다고 하여 '전복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식 이름은 바로 '괴도라치'...

몸 색깔은 개체차가 심하지만...

작고 울퉁불퉁한 머리...

두껍고 툭 튀어나온 입술...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세로줄이 둘...

등지느러미에 비스듬히 검은 세로줄이 여덟줄이 있으면 그게 바로 괴도라치다...
남해안은 너무 멀어서 서울인들은 쉽게 가기 힘들고...

역시 괴도라치가 땡길땐 동해안으로 가는게 좋다...

연곡 이북으로는 주문진 속초 고성에 이르기까지...

왠만한 항구식당에서 대부분 제철에 괴도라치를 내오기 때문...

전복만 잡아먹는 고급생선이다라든지...

몸에 좋은것만 먹고 살아서 보약이다라든지...

근거 희박한 괴소문에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다...

그래도 어촌마을 현지식당에서는 서울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에...

풍성한 부식들로 즐거운 한끼를 챙길 수 있다...

우선 입맛 살리기용 잡어물회 서비스부터 한그릇 후루룩...
부식에 개불이 나오는건 접해보기 힘든 서비스...

서울에서는 이게 다른 회 한접시 가격에 맞먹을거다...

게눈감추듯이 쓱싹 해주시고...
동해의 명물 오징어회까지 한그릇 먹어주시면...

솔직히 메인이 나오기도 전에 배는 빵빵...

잠시 밖에 나가 바닷바람을 쐬며 달리기라도 해주셔야 메인이 들어갈 뱃속 공간이 생긴다...
드디어 괴도라치회가 나왔다...

살짝 연분홍빛을 띠는 예쁜 살결...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이다...

살에 복어나 쥐치와 같은 탄력은 없는 편...

그렇다고 푸석하거나 멀텅한 것도 아니다...

나름 쫄깃하지만 아주 애매한 식감...

희미한 단맛이 나는데...

암초지대에 서식하는 다른 육식어종들처럼 진한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뭐랄까...

먹는 이의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내는 맛이랄까...

느껴지는 맛은 분명하다...

그런데 희미하다...

그렇다고 부족하지는 않고 나름 조화로움이 느껴지는...

무슨 맛일까 먹는이가 신경을 집중하여 몰입하게 만든다고 하면 맞겠다...
가까이서 찍어봤다...

살결을 보면 위의 설명이 무슨 뜻일지 알 수 있겠다는 분들이 계실것이다...

붕장어같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잘못 짚으셨다...

차라리 갯장어와는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기는 하다...

괴도라치는 사실 이름만 생소할 뿐...

성어를 본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지...

사백어와 함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도시락반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괴도라치의 치어와 사백어의 성어는 멸치의 대용식품으로 흔히 사용된다...

실치 또는 뱅어라는 방언으로 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니까...

그 맛에 세월을 입히고 물에 타 희석했다고 생각해보자...

머리가 더 작고 몸이 더 길며 비늘이 없고 아래턱이 살짝 나온 녀석...

살아있을 때에는 몸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색이었다가...

죽으면 바로 우유빛으로 새하얗게 변하는 녀석이 사백어다...

그렇지 않은게 괴도라치 치어인거다...

이제 대충 맛의 감을 잡으셨으리라...
회는 그렇다 치고 매운탕을 끓이면 맛나겠다고 생각하신 분들...

감각이 아주 나이스 짱이신 분들이시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지만 주로 서해안산이 서울에서 많이 유통되는...

서해의 못생겨도 맛은 좋아 삼세기와 함께...

못난이 브라더스의 리더를 다툴 수 있는 맛이다...

회접시에서는 그 못생긴 머리를 볼 수 없었지만...

매운탕은 머리를 빼고 끓일 수 없는 법...

당연히 매운탕에는 괴도라치 머리가 둥실둥실 떠다닌다...

익숙치 않으신 분들 중에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이거 여간해서 견디기 힘들어하신다...

그냥 다 끓을 때까지 눈을 감고 계시라...
아까 잠깐 삼세기 이야기를 했는데...

진짜 매운탕 속 괴도라치의 살결은 삼세기와 살짝 비슷하다...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더욱 쫄깃해진 식감은...

탄력이 배가되어 복어와도 견줄 수 있는 맛으로 변신...
아쉬운 점은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뼈에 붙은 부분의 살은 매운탕 속에서 푸석해져서 식감이 크게 저하된다...

맛 자체는 물론 여전히 상급이지만...

느낌은 영 꽝...

뼈에 붙은 살은 잘 떼어내어 국물에 타 밥을 볶는게 최고의 요리법이겠다...

잘 찾으면 괴도라치의 알도 발견할 수 있다...

의외로 알은 민물고기 알과 비슷하다...

민물 잡어매운탕에서 꺼내먹는 갈겨니 알과 제일 유사한 느낌...

탱글탱글한 알 한덩어리가 기분을 업 시켜주니...

오늘의 한끼도 백점 만점에 2백점...

한가지...

텔레비젼 모 프로그램에서 비와 천희가 잡았다 풀어줬다는그 미역치는...

여기 나오는 이 물고기와 전혀 관계 없다...

그 미역치가 진짜 미역치고...

여기 이 미역치는 진짜 이름이 괴도라치다...

또 한가지...

괴도라치가 속한 장갱이과 물고기는 다 맛있다...

그런데 괴도라치를 제외하고는 알에 독이 있는 종류가 많다...

종류를 알 수 없다면 알은 함부로 먹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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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파 | 2009/01/03 22:28 | 신기한 해물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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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mle's me2DAY at 2009/01/03 23:43

제목 : 스믈의 생각
괴도라치매운탕 사진을 보니 정말 괴물 같군요;;;; 충격 충격 충격...more

Commented by 양갱매니아ㅡ정윤 at 2009/01/04 09:26

ㅎㅎ 사진이 좀 그로테스크하게 나왔네요
Commented by 유라파 at 2009/01/04 09:29
사실 훨씬 더 그로테스크하게 나온 사진이 있었는데요...
제 블로그가 18금이 아닌 관계로다가...
자체 심의에서 자른거예요...ㅠ_ㅠ
그리도 자세히 보면 귀여운 구석도 살짝 있어요...ㅋㅋㅋ
Commented by 녹두장군 at 2009/01/07 11:06
신기한 이야기(?) 잘 봤습니다. 어느 식당에서 드셨는지도 궁금하군요.
Commented by 유라파 at 2009/01/07 11:20
주문진항 횟집타운에서 제일 큰 집이요...^_^
Commented by 애기사자 at 2009/09/29 20:15
저 이거 먹어본적있요~ 안산에서 아는 지인분께서 초청하셔서 자산어본가?? 하는 향토음식점이라는데 가서 먹어봤는데요 넘 맛있더라고요~ 글구 들어가는 수족관에 살아있는 것도 봤어요 ㅎㅎ 얼굴은 괴상망찍 ㅡㅡ;; 무서운 얼굴이더군요 ㅎㅎ
Commented by 유라파 at 2009/10/03 17:51
오호...서울 근교에도 요거 취급하는 곳이 있었군요...^_^
저도 언제 한번 가봐야겠는걸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_^
Commented by 대니 at 2011/09/28 17:22
서울 광진구 자양시장 내 위도회집이란 곳은 거의 1년내내 전복치가 있어요 자주 이용한답니다
Commented by 유라파 at 2011/10/20 01:12
오호...정보 감사합니다...^_^
언제 한 번 가봐야겠네요...^_^
Commented by 퍼니비 at 2011/11/05 17:22
평촌 롯데마트 근처 외곽도로 고가 밑 자연산 횟집에서 첨 먹어봤는데...맛있던데??
Commented by 유라파 at 2011/12/24 18:14
나름 별미이지요...오호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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